미국 이란 전쟁 (석유 파급력, 증시 영향, 종전까지 정리)



솔직히 저는 처음에 미국과 이란 사이의 충돌이 설마 제 일상까지 건드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뉴스에서 봐야 할 먼 나라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다이소 페인트가 전국에서 품절이라는 말을 듣고, 그 원인이 이란 석유 수출 급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걸 알게 됐을 때 비로소 실감했습니다. 전쟁은 생각보다 훨씬 가까이 있었습니다.



석유 파급력, 생각보다 훨씬 넓었습니다

이란은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산유국입니다. 이번 충돌 국면에서 이란의 석유 수출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원자재 공급망 전체가 흔들렸습니다. 공급망(Supply Chain)이란 원재료가 생산되어 소비자에게 닿기까지의 전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 공급망이 끊기면 의외의 물건들이 덩달아 귀해집니다.


제가 처음에 당황했던 건 페인트 이야기였습니다. 이란산 석유에서 추출되는 납사(Naphtha)는 페트로케미컬, 즉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입니다. 납사란 원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중간 유분으로, 플라스틱과 각종 화학 제품의 기초 재료로 쓰입니다. 이 납사 수급이 꼬이면서 페인트 원료 가격이 치솟았고, 결국 다이소 페인트가 전국적으로 품절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고 합니다.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는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주변 다이소 두 군데를 들러보니 정말 관련 제품 칸이 비어 있었습니다.


종량제봉투 품귀 현상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종량제봉투는 폴리에틸렌(Polyethylene), 줄여서 PE라 불리는 합성수지로 만들어집니다. 폴리에틸렌이란 에틸렌 단량체를 중합하여 만든 열가소성 플라스틱으로, 가장 범용적인 포장 재료 중 하나입니다. 이란발 원유 공급 차질이 에틸렌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봉투 생산 단가가 급등했고, 지자체 발주와 공급 사이에 간극이 생긴 것입니다. 쓰레기봉투가 안 보인다고 느꼈던 그 순간이 사실 국제 유가 흐름과 직결되어 있었다는 게 새삼 놀라웠습니다.


이번 사태로 실감한 파급 경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이란 원유 수출 급감 → 국제 유가 및 납사 가격 상승
  2. 석유화학 원료 가격 상승 → 페인트·플라스틱 제품 원가 급등
  3. 완제품 공급 부족 → 다이소 페인트, 종량제봉투 등 생활 용품 품귀
  4.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 봉쇄 우려 → 물류 비용 추가 상승


호르무즈 해협이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좁은 해협으로, 전 세계 석유 해상 운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이 해협이 조금이라도 막히면 단순히 기름값만 오르는 게 아니라 우리 일상 곳곳에 도미노처럼 영향이 퍼진다는 것을 이번에 몸소 확인했습니다.



증시 영향, 뉴스 하나에 장이 뒤집혔습니다

이번 분쟁 기간 동안 증시가 얼마나 심하게 흔들렸는지는 직접 계좌를 들여다보며 느꼈습니다. 공습 소식이 전해지는 날 아침이면 선물 지수가 먼저 빠지고, 종전 협상 이야기가 나오면 반등하는 패턴이 반복됐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Geopolitical Risk)란 특정 지역의 정치적 긴장이 금융 시장 전반에 미치는 불확실성을 뜻합니다. 이 리스크가 높아지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고 주식 시장은 위축됩니다.


제 경험상 이런 시기에는 뉴스 해석이 제각각이라 더 혼란스러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하나를 두고 "전쟁을 키울 의도"라는 분석과 "협상 카드로 쓰는 것"이라는 분석이 동시에 쏟아졌습니다. 정치적 의도 추측글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저는 그냥 차트보다 뉴스 헤드라인을 먼저 보게 되더라고요. 실제로 변동성 지수(VIX)가 급등한 날들이 이 시기에 집중됐습니다. VIX란 시카고 옵션거래소에서 산출하는 지표로, 투자자들이 향후 30일간의 시장 변동성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흔히 '공포 지수'라고도 불립니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동 분쟁이 원유 공급에 미치는 위험을 지속적으로 경고해 왔습니다. IEA의 분석에 따르면(출처: 국제에너지기구 IEA)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국제 유가는 단기간에 배럴당 수십 달러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이 숫자가 뉴스에 뜰 때마다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이 가중되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전쟁이 돈놀이의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말을 어딘가에서 읽은 적이 있습니다. 군수 산업, 에너지 선물 시장, 일부 헤지펀드는 분쟁 국면에서 오히려 수익을 키운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헤지펀드(Hedge Fund)란 다양한 금융 기법을 활용해 시장 방향과 무관하게 수익을 추구하는 사모 투자 펀드입니다. 이 이야기를 읽었을 때 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누군가가 목숨을 잃고 있는 그 시간에 포지션을 잡고 수익을 계산하는 구조가 잔인하게 느껴졌습니다.



종전, 이제는 정말 끝나길 바랍니다

휴전 및 종전 협의가 이루어진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저는 솔직히 안도보다 피로가 먼저 느껴졌습니다. 그만큼 이 분쟁이 길게 이어졌고, 그 사이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종전(終戰)이란 교전 당사국들이 전투 행위를 공식적으로 중단하고 평화 상태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휴전(休戰)이 일시적 중단이라면, 종전은 근본적인 갈등 해소를 전제로 합니다.


경제적으로는 일단 큰 불확실성 하나가 사라진 셈입니다.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가 단기 반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인플레이션(Inflation), 즉 물가 상승 압력은 이미 현실화된 부분이 있어서 유가가 안정된다고 해서 생활 물가가 바로 내려오진 않을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이란 화폐의 구매력이 하락하면서 전반적인 물가 수준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현상을 뜻합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를 때 제품 가격은 빠르게 올라가도, 반대 방향으로 내려오는 속도는 훨씬 느린 게 현실이라 당분간은 체감 물가가 쉽게 진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출처: 한국은행) 국제 유가 10% 상승은 국내 소비자물가를 약 0.1~0.2%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번처럼 장기화된 분쟁 국면에서의 유가 급등은 그 영향이 단순 계산보다 훨씬 복합적으로 나타납니다. 중동 국민들이 겪은 직접적인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멀리서 봉투 하나 구하지 못한 우리 같은 사람들도 어느 정도는 그 파장 안에 있었습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저는 "전쟁은 나와 상관없다"는 말을 더 이상 쉽게 할 수 없게 됐습니다. 페인트 가격, 봉투 품귀, 증시 롤러코스터까지 모두 이어져 있었으니까요. 이제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안정을 찾고, 공급망이 천천히 복구된다면 생활 물가도 조금씩 숨을 쉴 수 있을 것입니다. 직접적으로 전쟁의 고통을 겪은 중동 지역 분들께 진심으로 애도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간접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도 하루빨리 일상을 회복하셨으면 합니다. 다시는 같은 이유로 같은 공포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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